미쟝센 감독들, 단편영화를 말하다

  • 이현승 감독창작은 공식도 없고 강제할 수도 없다. 그러나 누군가 영화를 만들어낸다면 영화제는 감독들의 창작의지를 격려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심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영화를 지지한다는 표현을 쓴다. 우리의 지지가 필요하다면 이제 상상력으로 장르의 틀을 허물고 그 경계를 뛰어넘어 도전하라!
  • 김대승 감독전형성에 기대면서도 진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남의 눈을 먼저 생각하지 말고 자기가 그리워하는 것에 카메라를 들이대라. 그리고 자신만의 화법에 자신감을 가져라.
  • 김용화 감독세상과 사람 이야기를 담는 수많은 그릇들에 대한 은밀한 탐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것들과 만나고 사랑할 것! 그리고 영화를 만들 것!
  • 김성수 감독최근 단편영화들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세련돼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에너지가 약해진 것 같다. 좀 더 치열하고 과격하고 독창적이고 도전적인 영화들을 바란다. 공포나 액션 부문에서는 좀 더 실험적인 작품들이, 사회드라마 쪽은 더 비판적이고 더 분노하는 영화가 나왔으면 한다.
  • 김지운 감독태도냐, 재능이냐? 어쨌든 나는 재능있는 인간들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을 떨쳐 낼 수가 없다. 때론 숨은 실력자들의 탁월한 재능에 상쾌한 긴장감마저 든다. 그 재능을 어설프고 상투적인 어법으로 포장하지 말기를.
  • 김태용 감독치열하게 고민한 뒤, 뒤엎고 진화시켜야 한다. 장르의 관습에 단순히 기대기만 해서 10년 20년 전에 만들었던 영화들을 그대로 따라간다는 것은 직무유기고 게으름이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완성도를 갖춘 영화보다 다소 미진하더라도 한 가지 장점이 다른 것을 압도하는 영화들을 과감하게 지지하고 싶다.
  • 류승완 감독진지한 문제를 은유적으로 푸는 작품이 많아졌으면 한다. 앞으로 상업영화를 잘 찍을 감독의 영화보다는 좋은 영화를 만들 것 같은 감독을 지지한다.
  • 박진표 감독충돌의 미학, 상반되는 것들의 조화가 좋다. 고전적인 장르에 대한 갈망과 전복적인 욕망을 동시에 가지고 장르적 공식과 관습을 자기식으로 변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10년, 20년 뒤에도 낡아 보이지 않는 기발함을 보고싶다.
  • 박찬욱 감독단편은 장편의 전 단계가 아니다. 단편의 매력은 짧은 것이다. 굉장히 작은 영화로도 큰 성찰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짧은 시간 단순한 이야기로 큰 울림을 주는 것은 얼마나 부러운 일인가. 보다 새로운 표현력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보고싶다. 누가 봐도 이견이 없을 딱 하나뿐인 작품을 기다린다.
  • 봉준호 감독단편다운 강렬한 메시지! 엿 같은 세상의 지랄 같은 한 순간을 영화 속에 아로 새겨주시기를 나를 긴장 시키는 영화를 만나고 싶다.
  • 송해성 감독소설보다 더 큰 감동을 선사하는 한 편의 시 처럼, 단편영화는 짧은 시간 동안 최고의 감동을 선사한다. 웰메이드보다 치열한 영화가 좋다. 기술적인 완성도는 모자라도 신선하고 참신한 영화들을 높이 평가하려 한다. 하지만 고전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솜씨 또한 배제하지 않을 것이다.
  • 오승욱 감독최근 단편영화들을 보면 각기 다른 이야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펼치면서도 정작 감독의 개성이 무엇인지를 작품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허영과 위선으로 가득 찬 필름을 향해 주먹을 날리고 그 당돌한 주먹으로 조각난 작은 필름의 파편 위에서 새로운 영혼이 담겨지길.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을 지치지 않고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 이재용 감독무엇이든 깊게 파헤쳐 보고자 하는 시도가 중요하다. 무엇인가 하나를 붙잡았다면 감독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 표현하고, 또 지우기를 반복해야 한다. 느린 것은 문제가 될 수 없다.
  • 장준환 감독영화제를 일종의 등용문으로 여기고, 영화제만을 위한 영화를 만들지 말아 달라. 심사위원의 뒤통수를 치거나 질투심을 유발할 수 있는 영화들을 보고 싶다. 그리고 긴장하고 싶다.
  • 정윤철 감독장르의 특징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고답적인 영화보다 재미있는 영화를! 은연중에 보여 지는 기존의 룰과 사고에 대한 냉소의 묘미를! 그리고 단편의 묘미를 살린 영화를!
  • 최동훈 감독재미를 추구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정말 깜짝 놀랄 만큼 잘 만들었다 싶은 작품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우리들은 이 부문에 도전해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많은 후배 감독들이 나타나기를 기원한다.
  • 허진호 감독영화로 아이슈타인처럼 중요한 발견을 할 수 있다. 화려하고 폼 나게 영화를 만드는 것은 어쩌면 더 쉬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감정과 디테일한 삶의 부분들을 포착해 내는 능력은 배운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을 자기만의 시점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현실에 대해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야 한다.
  • 강진아 감독영화는 우선 배짱만 있으면 만들 수 있습니다. 만들 수 없는 수많은 이유와 다르죠. 좋은 배짱을 가진 좋은 영화를 만나고 싶습니다.
  • 강형철 감독'나’라는 감독이 세상에 있음을 알리는 가장 직접적인 화법. 그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는? 심지어 관객이라 할지라도 - 순수한 꼬장. 당신의 단편영화에서 보고 싶은 것은 가식 한 조각 없는 온전한 당신의 알몸이다. 시원하게 벗어제꼈을 때 큰 박수를 보내겠다.
  • 권혁재 감독새롭게! 재미있게! 감동있게!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고민을 하고 최선을 다해서 묵묵히 함께 만들어 나가기. 땀냄새가 베인 현장이 고스란히 스크린에 전달되어 관객들과 이야기 나누기. 때론 숨막힘이 활력소가 되었던 순간을 소중히 기억하고 한발짝 나아가기.
  • 노덕 감독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당신의 세계로.
  • 민규동 감독단편영화는 짧은 영화입니다.
  • 박정범 감독바라보고 생각한 것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 그것을 '예술'이라고 한다면, 단편영화는 영화예술의 시작이다.
  • 엄태화 감독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자기 안에 숨겨진 변태를 마음 놓고 드러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찬스인 것 같습니다.
  • 우문기 감독유일한 제약은 길이가 짧다는 것 뿐.
  • 윤종빈 감독아주 짧은 암흑의 시간 동안 질투하고 긴장하고 반성하고싶다. 보여달라.
  • 이경미 감독기술적으로 잘 만들어진 작품은 점점 많아지는데 어디서 본 것 같은 작품도 점점 많아진다. 날이 바짝 선 작품을 보고싶다. 개의치 않고 단칼에 푹 찌르더니 그 기세로 뿌드드드 후벼 돌려 거기서 한 번 더 깊숙이 꾸우욱 밀어넣어 주세요. 끝까지. 그러면 환호합니다. '으아, 미친 작품이 나왔어! 미친놈이 나타났어!" 아, 상상만해도 짜릿하다. 그런 단편을 기다린다.
  • 이병헌 감독러닝타임 30분이 넘어가면 '이건 좀 길지 않나?' 하는 것. 그 외에 모든 것은 형식을 넘어 존중 받아 마땅한 것.
  • 이상근 감독무규칙, 짧고 강렬한 한 방.
  • 이수진 감독4살 아기가 사시미칼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 처럼…
  • 이용주 감독자기만의 영화를 보여주세요. 누구도 대신할 수 있는 나만의 이야기. 확신에 찬 개성으로 거침없이 전진하는 영화들이 영화제를 만듭니다.
  • 장훈 감독놀랄만한 작품을 만나게 된다면, 그런 작품을 가장 먼저 발견해낸 사람은 관객이나 심사위원이 아닐 것이다. 아마도 최초의 발견자는 영화를 만든 감독일 것이며, 그러한 발견은 영화를 만드는 동안에 일어났을 것이다. 어쩌면, 관객과 심사위원은 그 발견의 결과를 함께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일 뿐이다. 부디 지치지 않고, 집요하게 스스로를 발견해낸 단편을 만날 수 있길.
  • 장재현 감독Fighting!
  • 장철수 감독100미터 경주를 할때 출발선보다 뒤에서 출발하는 선수가 있었다. 누구냐고? 일단 거울부터 보시라. 왜냐고? 거울에게 물어보시라.
  • 조성희 감독단편영화가 보여주는 열정과 자유와 패기를 항상 존경합니다. 당신의 진짜 영혼이 깃든 소중한 작품 만들어 주어 고맙습니다.
  • 한준희 감독잘 만들어진 영화보다 멋대로, 맘대로 만든 영화를 보고싶다. 어떤 제약도, 배려도, 눈치도 없는 그런 영화. 단편이야말로 그런 맛 아닐까.
  • 허정 감독단편영화를 보면 그걸 만든 사람이 보이고 그 사람이 살고 있는 이 곳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열 편의 영화를 보면 열명의 사람을, 스무편의 영화를 보면 스무명의 서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것 같아서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