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히스토리

미쟝센 단편영화제 20년 히스토리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요구들이 만나면서 서로 화학 작용을 일으키며 시작됐다. 한국영화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도의 상승, 아직 대중을 만나지 못한 단편영화의 목마름, 단편영화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추진력을 갖춘 감독들, 문화 마케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아모레퍼시픽 미쟝센 브랜드의 만남까지. 미쟝센 단편영화제의 시작부터 20주년을 맞이한 순간까지, 미쟝센이 20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며 성장해왔는지 돌이켜 본다.

 

흐름을 타고 인연을 만들다

2001년은 한국영화 국내 시장점유율이 처음으로 할리우드 영화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한 해다. 그 이전까지 한국 극장가는 할리우드 영화에 점령당하고 있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시장점유율이 20% 수준이던 한국영화는 1999년 6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쉬리>의 기록적인 흥행에 힘입어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30%를 돌파했다. 이 무렵 국내 최초로 멀티플랙스 상영관이 등장하면서 영화 시장이 커진 것이나 직배영화의 하락세도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을 높인 중요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칸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으며 흥행과 작품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한국영화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따뜻해지면서 한국영화감독들의 교류도 활발해졌다. 감독들의 친목모임에서 발전된 한국영화감독네트워크가 3년째 접어들면서 무언가 해봐도 되지 않겠냐는 자신감도 생기기 시작한 시기였다. 1999년에 디렉터스 컷(현, 한국영화감독조합)을 결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이현승 감독이 단편영화제 창설을 주도했다. “감독을 지망하는 후배들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하자”는 그의 제안에 박찬욱, 허진호, 김지운, 봉준호, 류승완 감독이 화답하며 뜻을 모은 것이다.

때마침 2000년에 토털 헤어뷰티 브랜드 미쟝센을 론칭한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의 문화 마케팅과 이러한 감독들의 뜻이 만나 스파크를 일으켰다. 당시 이현승 감독은 아모레퍼시픽 CF를 여러 편 연출하면서 미쟝센 브랜드팀과 친분이 있었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를 후원하며 평소 문화 예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아모레퍼시픽에 “단순히 스폰서로 참여하는 것보다 영화제를 만들어보면 어떻겠냐”며 후원을 제안했다. 그리고 “이왕이면 단편영화제여야 한다”고 설득했다.

당시 아모레퍼시픽에서는 영화인들이 구상한 영화제 명칭과 브랜드 이름이 같아 후원할 명분이 충분했다. 영화제 공식명칭은 프랑스어로 ‘연출하다’는 의미를 지닌 ‘미쟝센(Mise-en-Scène)’으로 확정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에서 흔쾌히 동참했고, 2002년 7월 4일 단편영화는 실험적이고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넘어서 대중성과 창의성을 동시에 지향한 영화제가 ‘장르의 상상력展’이라는 이름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보이지 않게 후원은 하되 관여하지는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며 영화제를 꾸준히 지원했다. 훌륭한 기업정신과 영화가 행복하게 조우한 것이다. 그동안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호기롭게 시작한 영화제가 문화적 마인드가 뒷받침되지 않아 일방적으로 중단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기대했던 영화제가 사라져버리거나 갑자기 성격을 바꾼다는 것은 영화제에 애정을 가진 사람에게는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을 잘 알기에 이현승 감독은 여러 영화제와의 경쟁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잡아갈 수 있도록 장르와 단편영화의 만남이라는 틈새를 찾았고, 한 번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묵묵히 계속될 영화제를 만들려고 한 것이다. 2000년 이후 단편영화는 매년 수천 편씩 만들어졌지만 상영 기회는 많지 않았다. 이때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제자리를 찾지 못한 단편영화에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개성 만점의 장르별 섹션명이 정해지다

단편영화를 대상으로 한 영화제를 열면서 장르라는 상업적 기준을 내세운 것은 파격적인 시도였다. 당시 대부분의 단편영화제 섹션은 다큐멘터리, 극영화, 실험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구분되었지만,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다양한 스펙트럼과 개성을 찾기 위한 탈출구로 장르를 선택했다.

단편영화의 순수성을 해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장편영화처럼 단편영화에도 장르 개념을 도입하면 관객이 쉽게 단편영화를 접하고 이해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하지만 익숙한 장르의 영역에 머물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장르의 경계를 넘어 낯선 창작의 영토를 개척하는 영화까지 발굴하겠다는 포부가 있었다. 기존의 엄숙주의와 아마추어리즘에서 탈피하고, 장르의 특징을 표출하는 단편영화의 발칙함을 즐기기 위해 장르별로 구성한다는 영화제의 정신이 완성되었다.

국내경쟁 프로그램으로 5개 장르가 구성되면서 각 섹션의 이름은 영화 제목에서 빌려왔다. 우선 사회적 관점을 다룬 영화 섹션명은 박찬욱 감독이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비정성시>에서 빌려왔고, 멜로드라마 섹션명은 허진호 감독과 김대승 감독이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으로 결정했다. 또 코미디 섹션명은 봉준호 감독이 주성치의 <희극지왕>에서 빌려오고, 공포·판타지 섹션명은 김지운 감독과 장준환 감독이 ‘절대악몽’으로 작명했으며, 액션·스릴러 섹션명은 김성수 감독과 류승완 감독이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의 <400번의 구타>를 변형해 ‘4만번의 구타’라고 정했다. 모두 집행위원 감독 각자의 장르적 취향과 영화적 안목이 잘 반영된 명칭이었다.

 

감독이 심사의 기준이다

일반적인 영화제 심사는 감독, 평론가, 프로듀서 등 다양한 성격의 심사위원이 함께 참여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심사위원의 취향을 고루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가 수상작으로 결정되곤 한다. 즉,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영화보다는 모두가 싫어하지 않을만한 ‘무난한’ 영화가 상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각 장르를 담당하는 2인의 심사위원 감독이 그 섹션의 최우수 작품상을 결정하는 방식을 취했다. 자신의 주관대로, 취향대로, 영화적 고집대로 수상 작품을 선정하는 것이다. 작품에 대한 절대적 평가가 아닌, 심사를 맡은 감독의 취향에 따라 개성 있는 작품을 발굴하고자 한 것이다. 너무 주관적인 심사 아니냐고? 그렇다!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주관적으로 심사하기를 지향해 왔고, 이를 통해 무난한 영화가 아니라 발칙한 상상력을 앞세운 개성 있는 영화를 격려하고 지지하고자 했다. 그것이 장르의 벽을 넘어설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라 믿었다.

심사위원 감독들은 두 차례의 예심을 거쳐 올라온 작품들 중 경쟁 부문 상영작을 선정하는 최종 결정권도 갖는다. 경쟁 부문 상영작 확정은 관객과 직접 대면하는 작품들을 프로그래밍하는 과정이라 수상작 결정 이상으로 까다롭고 고달픈 작업이다. 시상식에서도 늘 자유로운 분위기를 추구하며 수상 부문 역시 고정된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려 노력해왔다. 실제로 최우수 작품상만 고정적일 뿐, 격려할 만한 장점을 지닌 작품들을 연출한 감독들의 어깨를 토닥이기 위해 매해 탄력적으로 수상 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최우수 작품상은 수상하지 못했으나 그에 못지않은 작품이 있다면 심사위원 특별상을 시상하고, 감독뿐만 아니라 촬영이나 시나리오, 미술, 시각효과, 연기부문 등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스태프와 배우를 위한 시상 부문을 개설해왔다. 그러나 대상 작품의 선정은 늘 까다롭게 진행한다는 원칙이 있다. 대상은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 중 여타 수상작을 넘어서는 상상력과 완성도를 보여준다고 심사위원 감독들이 만장일치로 인정할 때만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총 상금 3000만 원. 최우수작품상과 대상 수상자에게 돌아가는 이 상금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금액이었다. 각 장르 최우수작품상 수상작에 500만 원씩 수여되며, 장르를 망라한 대상에는 500만 원을 추가하여 1000만 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영화제의 다른 예산을 줄이더라도 상금을 이 수준으로 유지하려 한 것은 수익을 창출할 수 없는 단편영화 감독들을 위한 배려였다. 이를 위해 영화제를 이끌어온 감독들은 심사비를 반납하고, 경상비를 줄이기 위해 최소 인원의 스태프로 영화제 인력을 구성하고 불필요한 행사를 줄이는 등 알뜰하게 재정을 꾸려갔다.

만반의 준비 끝에 2002년 7월 4일, ‘장르로 단편영화 보기’라는 새로운 콘셉트의 낯선 영화제가 탄생했다. 영화를 만드는 것은 고통스러운 작업이다. 하지만 그렇게 완성된 영화를 보여주고 보러 오는 것은 늘 즐거운 일이다. 색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단편영화 감독들의 발칙한 상상력이 펼쳐진 축제.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그렇게 장르에 바탕을 두면서 장르를 넘나드는 재기발랄한 단편영화와 단편영화를 사랑하는 대중의 만남을 시도했다.

 

제1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 개념을 도입한 첫 영화제 개막

제1회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장르의 상상력展(Beyond the barrier of genres)’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002년 7월 4일부터 7일까지 4일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최되었다. 첫 회 개막작으로 <회색도시>와 <Love b(플럿)>이 상영되었다. 특히 영화배우 정우성이 연출한 개막작 <Love b(플럿)>은 화제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개최 첫 회부터 500편이 응모해 국내 단편영화제 사상 최고 응모작 수를 기록했다. 49편의 경쟁 부문 상영작이 선정됐고, 섹션별로 2회 상영한 영화제 기간에 총 3320명이 관람해 좌석점유율 68.5%를 기록했다. 비정성시 부문은 노진성 감독의 <돌고 돌고>,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은 박재웅 감독의 <Mario N’Ette>, 희극지왕 부문은 신재인 감독의 <재능있는 소년 이준섭>, 절대악몽 부문은 제창규 감독의 <思春期(사춘기)>, 4만번의 구타 부문은 박교선 감독의 <21세기 소녀독본>이 최우수작품상에 선정되었다. 이 가운데 신재인 감독의 <재능있는 소년 이준섭>이 대상을 수상했다. 3차 예심을 거친 이들 경쟁 부문 상영작 심사위원은 비정성시 부문은 이현승·박찬욱 감독,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은 허진호·김대승 감독, 절대악몽과 희극지왕 부문은 김지운·봉준호 감독, 4만번의 구타 부문은 류승완·김성수 감독이 맡았다.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장르의 경계를 넘어, 장르의 상상력에 도전하는’이라는 부제를 내걸고 개최 첫 회부터 큰 성과를 냈다. 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자발성이다. 단편영화 감독에게 동기부여가 필요했고, 영화제는 그런 의지를 격려해주는 역할을 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 심사위원들은 공모된 영화를 심사하는 게 아니라 ‘지지한다’고 표현했다. 재능 있는 상상력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영화제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았다. 실험적이고 도전적이어야 할 단편영화에 장르라는 상업적인 기준을 도입한다거나, 상업영화로 나가기 위한 발판으로 만든 작품을 선정한다는 비판이었다.

물론 일부 출품작은 상업영화를 의식하고 만들어졌다. 영화제를 통해 현역 감독과 만날 기회를 제공하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것만 겨냥해서는 본선을 통과할 수 없었고 충무로 감독 데뷔도 불가능했다. 실력 있는 감독이 여러 단편을 만들면서 장편영화의 길로 나간다는 사실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문제의 핵심은 그런 좁은 시선에 있지 않았다. 시대가 근본적으로 변했고, 단편영화가 관객에게 다가가는 또 다른 방식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명예 심사위원으로 배우들이 참여하다

제1회 영화제를 마친 후 홍보팀에서 우리도 다른 영화제처럼 배우를 홍보대사로 임명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있었다. 집행위원 감독들의 면면으로 볼 때 유명 배우를 홍보대사로 불러들이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단지 영화제 홍보만을 위해서 이들 배우를 쓰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현승 감독은 배우들이 단편영화의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배우들에게 단편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단편영화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렇게 해서 의견을 모은 것이 부담 없이 단편영화를 보고 즐기면서 영화제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명예 심사위원’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었다. 제2회부터 매회 5인의 배우가 명예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어 각 장르별 심사를 담당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공효진, 김혜수, 문소리, 박해일, 배종옥, 송강호, 송승헌, 신민아, 신하균, 원빈, 이병헌, 이영애, 이정재, 장진영, 전도연, 최민식, 하지원 등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명예 심사 위원으로 참여해주었다.

 

제2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벌써 1년, 축제 분위기 띄우다

2003년 상반기는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 하반기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관객들의 지지를 받으며 영화 시장을 휩쓸었다. 제2회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이런 한국영화의 흥행과 함께 시작되었다. 영화제 부제로 ‘익숙함 보다, 낯선’을 내걸었다. 낯선 상상력을 요구한 것은 오늘의 단편이 내일의 상상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장르라는 기존의 익숙한 요소를 잘 활용하되 이를 적당히 휘저어 뒤틀어버리는 단편영화 본연의 ‘낯선’ 치기를 보고자 했다. 즉 익숙해진 현재의 장르에 안주하기보다 새로운 장르를 개척할 영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였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짧음의 상상력’을 강조했다. 이는 단지 단편영화의 ‘짧음’만 지적한 것이 아니다. 보기 좋게 다듬어진 완성도 높은 단편영화는 늘고 있는 반면 발칙한 상상력을 배짱 있게 담아내는 단편영화가 줄어들고 있다는 판단에서 강조한 것이다. 제2회 영화제는 개막작으로 5분 이내의 해외 단편영화를 선정하면서 이러한 의도를 드러냈다.

2003년 6월 25일부터 30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최된 제2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총 411편이 응모했다. 이 가운데 세 차례의 예심을 거쳐 본선 경쟁작 57편이 선정되었다. 부문별 최우수작품상은 비정성시 부문에 박인제 감독의 <여기가 끝이다>,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김현필 감독의 <원더풀 데이>, 희극지왕 부문에 임성운 감독의 <신동양 수-퍼맨>, 절대악몽 부문에 신재인 감독의 <그의 진실이 전진한다〉, 4만번의 구타 부문에 이권 감독의 <겁쟁이들이 더 흉폭하다>가 선정되었다. 부문별 심사위원으로는 비정성시 부문에 봉준호·박찬욱 감독,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김대승·송해성 감독, 희극지왕 부문에 허진호·김성수 감독, 절대악몽 부문에 김지운·장준환 감독, 4만번의 구타 부문에 오승욱·류승완 감독이 참여했다.

제2회 영화제에서는 해외 초청 ‘5분 안에 담긴 세상’ 섹션의 11편을 개막작으로 상영했고, 경쟁 부문과 함께 처음으로 해외 초청작 ‘섹시 유머’ 7편 등 총 18편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또한 <재능있는 소년 이준섭>등 9편의 ‘제1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수상작 모음’도 함께 상영되었다. 제1회 영화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2회 영화제에서는 여러 가지 형식적인 변화가 시도되었다.

우선 제1회 영화제에서 예상을 뛰어넘은 관객들의 관심과 참여를 고려해 영화제 기간을 4일에서 6일로 이틀 더 연장했다. 또한 일반 관객들의 편의와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인터넷 예매를 처음 시도했고, 입장료는 2000원에서 3000원으로 조정했다. 새로운 스타일의 해외 단편영화를 초청하는 부문도 신설되었다. 이는 관객들에게 보다 다양한 영화를 보여주고 국내 단편영화에 신선한 자극을 주기 위한 노력이었다.

현역 감독들의 참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집행위원을 6명에서 11명으로 증원했다. 집행위원장 이현승 감독과 부집행위원장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김지운, 허진호, 봉준호, 류승완 감독 외에 김대승, 김성수, 송해성, 오승욱, 장준환 감독이 가세했다.

제2회 영화제에서 각 장르에 어울리는 배우들이 명예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것도 새로운 시도였다. 사전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된 송강호, 문소리, 박해일, 장진영, 차승원, 김윤진, 유지태, 하지원이 부문별 명예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이 가운데 특히 송강호는 영화제에 무한애정을 드러냈다. 단편영화에 출연하는 연기자들을 격려해줄 방안을 고려해 달라는 그의 요청에 따라 ‘심사위원특별상 연기 부문’이 신설되었다. 송강호는 제2회 명예 심사위원으로 미쟝센 단편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후 지금까지 개·폐막식, 감독의 밤 뒤풀이에 나타나 단편영화 감독들과 스스럼없이 자리를 함께하고, 자리가 길어져 2차가 진행되면 비용까지 몰래 지불하고 사라지는 등 영화제와 단편영화 감독들에게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 영화배우 박해일도 영화제에 직접 오지 못할 때는 사무국에 요청해 모든 경쟁 부문 상영작의 DVD를 빌릴 정도로 단편영화의 열렬한 마니아이자 지지자다.

제2회 영화제에서 시도한 다양한 변화는 영화제가 단순히 작품을 출품한 감독들과 영화 마니아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단편영화가 익숙지 않은 관객들까지 쉽게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었다.

 

제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단편영화의 대중화를 꿈꾸며

한국영화계에서 2004년은 기록적인 흥행 스코어를 남긴 역사적인 해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영화가 탄생했고, 흥행 성적이나 작품성 모두 인정받은 영화 또한 어느 해보다 풍성했다. 그중에서 미쟝센 단편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인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소식은 이슈의 중심이었다. 박찬욱 감독은 대중을 위한 장르영화의 범주를 떠나지 않는 감독이지만, 그의 영화는 단순히 장르영화로 축소될 수 없는 개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의 영화적 힘은 장르 안에 머물면서도 그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그 경계를 넓히려 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미쟝센 단편영화제가 단편영화 감독에게 요구하는 영화적 스타일에 대한 하나의 예이기도 하다.

관객과의 만남을 목표로 한 제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이런 한국영화 환경의 축복을 받으며 개막되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가 안정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제3회 영화제는 ‘단편영화, 즐거움을 만나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창작자의 고충 속에서 탄생한 작품이 좀 더 많은 관객과 만나 다양한 즐거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축제가 되고자 한 것이다. 여기에는 소수가 소유하는 단편영화에서 벗어나 다수의 즐거움으로 북적이는 축제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었다. 일반인들도 즐길 수 있도록 단편영화의 내실화를 이루고자 한 것이다.

이것은 영화제 개념의 색다른 변화였다. 기존 영화제는 단순히 결과물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일방적인 형식을 취했다. 하지만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많은 관객이 영화를 즐기는 모습을 감독에게 보이고 소모된 열기를 관객을 통해 다시 충전할 수 있는 소통의 무대였다. 그것은 장르의 익숙함을 매개로 다수의 즐거움을, 낯설고도 참신한 장르의 변주를 통해 다양한 즐거움을 노린다는 영화제 취지와 맞아떨어졌다. 이는 단편영화가 대중을 만나야 하는 진짜 이유 중 하나였다.

2004년 6월 23일부터 28일까지 아리랑시네센터에서 열린 제3회 영화제에 총 447편이 응모했고, 57편이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이 가운데 부문별 최우수작품상은 비정성시 부문에 이경미 감독의 <잘돼가? 무엇이든>,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김영준 감독의 <길 위에 연. 날다>, 희극지왕 부문에 윤종빈 감독의 <남성의 증명>, 절대악몽 부문에 박시원 감독의 <절귀>, 4만번의 구타 부문에 김민석 감독의 <올드보이의 추억>이 수상했다. 이를 위해 경쟁 부문 심사는 비정성시 부문에 이현승·오승욱 감독,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허진호·장준환 감독, 희극지왕 부문에 봉준호·이재용 감독, 절대악몽 부문에 박찬욱·류승완 감독, 4만번의 구타 부문에 김지운·김성수 감독이 맡았고, 문소리, 윤진서, 봉태규, 이영애, 류승범 등 다섯 명의 영화배우가 명예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영화제 기간 동안 상영한 영화는 총 91편이다. 개막작으로 57명의 경쟁 부문 상영 감독들의 동영상 자기소개서 <Moving Self-Portrait>와 <악마들 Demons>, <누군가 보고 있다. Solitaire>, <퍼즐 맞추기 Jigsaw> 등을 상영했다. 특히 첫 시도인 <Moving Self-Portrait>는 카메라 뒤에만 존재하던 감독들이 직접 자신을 표현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고, 지금까지도 이어져서 미쟝센 단편영화제만의 특색 있는 개막작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경쟁 부문 외에도 해외 초청 부문에서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헬로! 멜로 Hello! Mello!’ 섹션과 초현실적인 현상을 다룬 작품을 모은 ‘히스테리 미스터리 Hysteria Mystery’ 섹션을 통해 13편의 작품이 상영되었다. 이외에 ‘각양각색 단편열전’을 통해 영화제 집행위원 감독들의 단편 9편이 특별 상영되었고, 12편의 ‘제2회 영화제 수상작’이 상영되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일본 최대 단편영화제인 도쿄쇼트쇼츠국제단편영화제(SSFF)와의 교류도 시작하였다. 이를 통해 ‘Ghost’ 섹션이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상영되고, 13편의 절대악몽 부문 상영작이 도쿄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국내 단편영화가 해외 영화제에 초청받은 적은 있지만, 영화제 대 영화제로 특정 장르의 섹션을 교환 상영하는 방식은 국내 영화제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제3회 영화제에서는 외형적 변화도 많았다. 서울아트시네마를 떠나 영화제 장소를 아리랑시네센터로 옮겼고, 영화 상영관이 2개관으로 늘어나면서 영화 상영 횟수를 2회에서 3회로 늘렸다. 일반적으로 국내 영화제 상영은 2회를 기본으로 한다. 짧은 기간 내에 많은 작품을 상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봉이 어려운 단편영화의 여건상 보다 많은 상영 기회는 단편영화 감독들의 가장 큰 바람일 수밖에 없다. 이에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상영 횟수를 늘림으로써 감독에게는 보다 많은 상영 기회를, 관객에게는 보다 넓은 선택의 폭과 관람 기회를 제공했다. 궁극적으로 관객과 감독이 소통하며 함께 호흡하는 영화제가 되도록 한 것이다.

제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은 시대가 변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내면적 변화는 엄숙주의로 포장했던 과거 영화에서 완성도 높고 세련된 영화로 바뀌고 있었다. 대부분의 심사위원들이 출품된 단편영화의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인정했다. 엄숙하고 죄책감을 가진 무거운 단편영화들이 사라지면서 비정성시 부문 편수가 줄었고, 그 안에서도 좀 더 개인적인 시선이 많아졌다.

또 필름 영화에서 디지털 영화로의 변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디지털 영화가 많아지면서 영화의 리얼리티가 확보된 건 좋은 점이지만, 생략과 절제의 미학이 부족해진 건 아쉬웠다. 단순히 촬영장비만 바뀐 게 아닌데 새로운 장점을 활용하기보다는 디지털 장비로 필름의 텍스트를 흉내낸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갈수록 필름 응모작이 줄어드는 것은 시대적 운명이겠지만, 디지털이란 매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심사위원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제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변화를 위한 변화를 넘어선 진화

2005년 무렵 독립 장편영화가 상업영화관에 처음 진입하여 개봉한 사실은 주목할 만한 성과다. 그중 가장 주목받은 독립영화는 제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희극지왕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윤종빈 감독이 만든 <용서받지 못한 자>였다. 부조리가 난무하는 군대 내부의 문제를 직설적으로 고발하며 인간 내면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그린 이 영화는 영화제작진흥위원회 제작지원금 1000만 원과 미쟝센 단편영화제 상금 500만 원에 감독의 쌈짓돈 500만 원을 더해 저예산으로 만든 일대 사건이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도 빠르게 자리를 잡아갔다. 제3회 영화제까지 마치면서 장르 단편영화제로 어느 정도 자리매김했지만, 여전히 대중적 인지도가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제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보다 확실한 포지셔닝을 위해 ‘대중과 함께하는 재미있는 축제’를 표방하며 시작되었다.

2005년 6월 23일부터 29일까지 CGV용산에서 진행된 제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은 더 많은 관객과 호흡하고 더 다양한 관객들과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I♥SHORTS!’를 캐치프레이즈로 사용했다. 이러한 구호를 내세운 건 단편영화가 단순히 장편영화로 가기 위한 습작이 아니라 그 나름의 철학과 생명력을 가진 유기체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사람들이 단편영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역동적인 힘, 꿈틀거리는 상상력과 넘치는 개성을 순간적인 에너지로 표출해내는 그 가능성을 높이 사기 때문이다. 변하지 않는 장르는 생명력을 잃는다. 장르에 딱 들어맞는 영화보다는 장르에 익숙한 컨벤션을 비틀고 뒤집어 관객들을 낯설게 하는 발칙한 상상력이 미쟝센 단편영화제가 진정 원하는 작품이다. 지금까지도 ‘I♥SHORTS!’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제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는 총 580편의 응모작이 출품했고, 이 가운데 63편이 경쟁 부문 상영작에 올랐다. 최우수작품상은 비정성시 부문에 김선민 감독의 <가리베가스>,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이미랑 감독의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 희극지왕 부문에 우선호 감독의 <정말 큰 내 마이크>, 절대악몽 부문에 나홍진 감독의 <완벽한 도미 요리>, 4만번의 구타 부문에 김병정 감독의 <나의 지구를 지켜줘>가 선정되었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비정성시 부문에 송해성·정윤철·노동석 감독,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분에 김대승·류장하 감독, 희극지왕 부문에 봉준호·임찬상 감독, 절대악몽 부문에 김지운·임필성 감독, 4만번의 구타 부문에 장준환·최동훈 감독이 임명되었으며, 명예 심사위원으로 최민식, 장진영, 임창정, 김혜수, 이병헌이 선정되었다.

영화제 개막작으로는 <Moving Self-Portrait 2005>와 <특산품 수출 주식회사 Rare Exports lnc.>, <개걸음 Crabwalk>이 상영되었다. 이외에 경쟁 부문과 함께 프랑스 클레르몽페랑국제단편영화제, 일본 도쿄쇼트쇼츠국제단편영화제 상영작 중에서 선정한 16편의 해외 단편, Face in CUT 특별 부문 29편, 프로그래머 스펙트럼 13편, 제3회 수상작 13편이 상영되었다.

제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영화제 개최 장소가 아리랑시네센터에서 CGV용산으로 변경되고, 기간 역시 6일에서 7일로 하루 더 늘어난 점이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조금 더 편리한 동선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제5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그곳에 가면 즐거움을 만난다

2006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한국영화 역대 흥행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괴물로 등극했다. 최동훈 감독의 <타짜>와 류승완 감독의 <짝패> 역시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은 한 해였다. 하지만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로 기존 146일이던 국내 영화 의무 상영일이 73일로 반토막나며 사실상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 한국영화의 미래에 대한 우려로 시민단체와 영화인들이 거리로 나와 항의했지만, 결국 경제무역론에 묻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06년 6월 29일부터 7월 4일까지 개최된 제5회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시작되었다. 제5회 영화제는 관객에게 더 많은 즐거움과 혜택을 주기 위해 접근하기 쉬운 CGV용산을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섭외하고, 감독과 관객의 대화 시간, 고객 참여 이벤트 외에 명예 심사위원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신설, 영화관 내 관객 쉼터 마련과 가족 참여 등 참신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장르라는 요소로 한 번, 현역 감독들이 심사해서 볼 만한 영화라는 믿음으로 또 한 번 단편영화와 관객 사이의 거리를 좁힌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1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끌어 모으며 평균 좌석점유율 89.6%를 달성해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손색없는 성장을 이루었다. 단편영화계를 선도하며 문화 아이콘 역할을 하는 미쟝센 단편영화제가 안정기에 접어든 것이다. 출범 5년 만에 국내 단편영화제 중 가장 대중적이고 재미있는 영화제, 관객이 많이 찾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출품작 경향도 초창기와 비교하면 확실히 변화했다. 특히 비정성시 부문에서 달라진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빈부격차, 계급문제 등 사회적 이슈가 주를 이룬 과거와 달리 제5회 출품작에서는 거대 담론보다는 가족, 친구, 동성애, 직장 등 일상에서 느끼는 문제점을 담는 경향이 돋보였다. 또한 장르의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뛰어넘으려는 시도를 하는 것도 초기 영화제와 크게 달라진 점이다.

응모작은 역대 최고로 총 740편이 접수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중 경쟁 부문 상영작은 총 62편이다. 최우수작품상은 비정성시 부문에 정충환 감독의 <불법주차>,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신동석 감독의 <가희와 BH>, 희극지왕 부문에 이상근 감독의 <베이베를 원하세요?>, 절대악몽 부문에 정유미 감독의 <나의 작은 인형 상자>, 4만번의 구타 부문에 정태경 감독의 <2분>이 수상했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는 비정성시 부문에 송해성·정지우감독,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박흥식·박진표 감독, 희극지왕 부문에 박찬욱·류승완 감독, 절대악몽 부문에 장준환·박광현 감독, 4만번의 구타 부문에 김성수·오승욱 감독이 임명되었으며, 황정민, 전도연, 공효진, 이정재, 조인성이 명예 심사위원으로 선정되었다. 이 가운데 아모레퍼시픽 미쟝센 브랜드 모델인 조인성은 4만번의 구타 부문 명예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언론의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영화제에서는 2004년부터 매년 선보여온 경쟁 부문 상영 감독들의 자기소개 동영상〈Moving Self-Portrait 2006>과 핀란드 애니메이션 <애니멀 Elukka(Animal)>가 개막작으로 상영되었다. 이외에 장르별 수상작과 함께 프랑스, 캐나다, 노르웨이 등의 공포 판타지 단편영화를 상영하는 ‘유러피안 나이트메어’ 섹션이나 노년층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실버 멜로’ 섹션, 그리고 러닝타임 5분 내외의 한국영화를 모은 ‘5! 단편!’ 등 비경쟁 부문 영화들 역시 흥미를 끌었다.

 

제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날개를 펼쳤지만 바람이 불었다

2007년 6월 27일부터 7월 3일까지 7일 동안 CGV용산 2개 관에서 개최된 제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766편의 응모작이 출품해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졌다. 과거에 비해 출품작의 연출 세공력이나 섬세함이 좋아졌고, 디지털 카메라의 영향으로 영화 러닝타임 20분을 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가운데 경쟁 부문 상영작은 60편, 각 부문별 최우수작품상은 비정성시 부문에 유영대 감독의 <햇살 쏟아지던 날>,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문제용 감독의 <쌍둥이들>, 희극지왕 부문에 이호경 감독의 <민요 삼총사>, 절대악몽 부문에 백승빈 감독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 4만번의 구타 부문에 권혁재 감독의 <단편 손자병법>이 선정되었다. 이성태 감독의 <십분 간 휴식>은 제6회 영화제에서만 선정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장인 김성수 감독은 “이런 영화를 보기 위해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참석한다. 헌사를 바친다”며 극찬의 심사평을 남기기도 했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는 비정성시 부문에 김대승·박진표 감독, 사랑

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이윤기·민규동 감독, 희극지왕 부문에 김용화·손재곤 감독, 절대악몽 부문에 박찬욱·전계수 감독, 4만번의 구타 부문에 김성수·최동훈 감독이 각각 임명되었다. 이와 함께 김지수, 정유미, 박용우, 임수정, 하정우가 각 부문 명예 심사위원을 맡았다.

제6회 영화제 개막작으로는 <Moving Self-Portrait 2007>, 일본 특유의 만화적 감수성과 웨스턴 장르가 버무려진 일본 영화 <스시 재팬 Sushi Japan>, 전통적 연애와 결혼에 대한 사회적 압박을 코믹하게 다룬 <진실한 사랑 True Love>이 상영되었다. 해외 초청부문은 ‘폭소와 냉소 사이’ 섹션 9편, ‘슈퍼히어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섹션 7편이 소개되었다.

영화제가 매년 최고의 출품 편수를 갱신하고 매진 행렬을 이어가는 가운데 ‘프로그래머 스펙트럼’ 부문에서는 1990년대 신진 감독들의 데뷔 무대가 되기도 했던 ‘서울단편영화제’ 수상작 11편과 외국인 유학생들의 작품 8편이 소개되었다. 특히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영화아카데미, 중앙대 등 영화 관련 학과에서 수학 중인 중국, 베네수엘라,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태국 유학생이 참여한 ‘시네-노마드(Cine Nomad): 외국인 유학생 작품특별전’은 국내 영화제로서는 처음 시도되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섹션이었다.

제6회 영화제에서는 특히 제1회 영화제 개막작 <Love b(플럿)>을 연출한 배우 정우성이 출연한 작품 <Close to You>가 상영되어 눈길을 끌었다. 정우성의 출연은 열혈팬인 신예인 감독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단편영화에 대한 그의 열정과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확인시켜주었다.

제6회 영화제는 91%라는 역대 최고의 좌석점유율도 기록했다. 관람객 수도 1만 465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러한 대중의 관심을 현실적으로 전부 소화시키지 못하는 상황에 쳐하면서 새로운 고민을 안게 됐다. 영화제 기간에 대부분의 섹션이 매진을 기록해 단편영화를 보러 왔다가 표롤 구하지 못해 CGV용산에서 개봉하는 다른 영화를 보았다고 할 정도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이 때문에 영화제 기간과 상영관 수를 늘려달라는 대중의 요구와 관객 수용을 위한 영화제 전용관을 바라는 의견이 많이 접수되었다. 특히 갑자기 취소된 영화표를 나누는 티켓 나눔이나 관련 정보를 관객들끼리 교류할 수 있는 방법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미쟝센 이름으로 세계에 한국단편이 상영되다

2007년 뉴욕아시안필름페스티벌(이하 NYAFF)은 미쟝센 단편영화제를 통해서 한국 단편영화를 상영하고 싶다고 제의했다. NYAFF와의 협의 끝에, 미쟝센 단편영화제의 이름으로 공식초청 섹션을 구성하여 상영하게 되었다. 이것은 단순히 영화감독 개인에게 보내는 러브콜이 아니라 미쟝센 단편영화제 앞으로 온 공식 초청이라는 데 의미가 크다. 영화제 집행위원 감독과 단편영화 감독이 함께 미쟝센 단편영화제를 소개함으로써 영화제의 공신력을 높였고, 한국 단편영화가 장편영화 이상의 다양성과 작품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일회성으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이후 계속 이어져 교류하는 영화제로 발전해나가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첫 교류를 시작한 2007년에는 제5회 영화제 출품작 8편과 집행위원 추천작 6편이 상영되었으며, 집행위원 이재용 감독과 희극지왕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베이베를 원하세요?>의 이상근 감독이 뉴욕아시아영화제를 방문해 관객들과 함께 한국 단편영화를 본 후 미쟝센 단편영화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2008년에는 제6회 영화제 상영작 <가족 같은 개, 개 같은 가족>의 박재영 감독, 2009년에는 제7회 영화제 비정성시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적의 사과>의 이수진 감독, 2010년에는 제8회 영화제 상영작 12편과 함께 7년 만의 대상 수상작 <남매의 집>의 조성희 감독을 초청하는 등 미쟝센 단편영화제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소개하며 의미 있는 교류를 계속했다.

이후 매년 지속적인 상영을 통해 미쟝센 단편영화제의 공신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단편영화가 장편영화 이상의 다양성과 창의성, 작품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 매년 상영작 감독과 집행위원이 영화제를 직접 방문하는 기회도 마련되어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2013년부터, NYAFF는 극장을 벗어나 ‘Dreamfever’ 플랫폼을 이용한 온라인 상영으로 전환하였다. 북미 최대 규모로 아시아 영화, 드라마 컨텐츠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인 Dreamfever 플랫폼 상영을 통해, 미쟝센 단편영화제 상영작들은 더 오랜 시간 동안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2010년부터는 매년 주영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런던한국영화제에서 미쟝센 단편영화제가 한국을 대표하는 단편영화제로서 소개되기 시작했다. 런던한국영화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참신한 단편영화들을 소개하기 위해 미쟝센 단편영화제 수상작 섹션을 마련하여 지속적으로 상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3년에는 캐나다한국영화제에서 미쟝센 단편영화제 상영작을 소개하는 기회가 마련되었는데, 이현승 감독은 직접 게스트 프로그래머로 참여하여 상영작을 프로그래밍함으로써 한국의 우수한 단편영화를 캐나다에 소개하는 데 기여하였다.

 

제7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날개를 활짝 펴다

2008년 한국영화계는 기대를 모았던 대작들의 흥행 실패와 전반적인 부진이 특징이다. 몇 년 전부터 이어오던 고질적인 수익 구조의 문제점과 스크린쿼터 축소의 후유증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나타난 해이기도 하다. 2008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침체기의 한국영화는 저예산과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배우들은 스스로 개런티를 낮추거나 투자하는 형식으로 제작비를 낮추는 데 일조했고, 제작자는 사전 제작 단계를 거치는 등 제작 시스템의 효율화를 통한 제작비 절감을 위해 노력했다. 이런 가운데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가 흥행을 주도했으며,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 등 역량 있는 신인 감독이 등장했다. 이경미 감독은 제3회 영화제 비정성시 부문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나홍진 감독은 제4회 영화제 절대악몽 부문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국영화계는 세찬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지만 제7회를 맞은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활짝 날개를 폈다. 단편영화가 주는 짧고 굵은 매력을 강조하기 위해 그동안 ‘MGFF(Mise-en-scène’s Genres Film Festival)’로 사용해온 미쟝센 단편영화제 공식 영문 명칭을 ‘MSFF(Mise-en-scène’s Short Film Festival)’로 변경했다. 장르영화제에서 단편영화제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영화제의 성격은 더욱 뚜렷해졌다.

또 영화제 최전방에서 초창기부터 활동해온 이현승 감독이 명예집행위원으로 물러나고, 6년 만에 대표 집행위원 체제를 도입했다. 이때부터 집행위원 중 한 명을 대표로 뽑아 영화제를 운영했고, 제7회 영화제에서는 류승완 감독이 대표 집행위원을 맡았다. 제2회 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하고 <극락도 살인사건>으로 장편 데뷔한 김한민 감독과 제4회 영화제에서 절대악몽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고 <추격자>로 장편 데뷔한 나홍진 감독이 제7회 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제6회 영화제까지 200석을 유지하던 관객석은 300석 규모로 확대되었다. 이 때문에 좌석점유율은 전회보다 다소 줄어든 87.4%를 기록했지만 관람객은 1만 780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이와 함께 제7회 미쟝센 단편영화제가 개막주 개봉영화 관객점유율 4위를 달성함으로써 상업영화 사이에서 뛰어난 예매율을 기록했다.

2008년 6월 26일부터 7월 2일까지 CGV용산에서 개최된 제7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총 736편이 응모했다. 이 가운데 경쟁 부문 상영작은 총 61편으로 장르별 특성이 명확하면서도 개성이 돋보였고, 어느 해보다 절대악몽 장르에서 풍부한 상상력이 발휘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짜임새 있으면서 스타일리시한 연출력으로 화면을 휘어잡는가 하면, 연출력은 다소 거칠더라도 번뜩이는 재치와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 많았다.

부문별 최우수작품상은 비정성시 부문에 이수진 감독의 <적의 사과>,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김남건·박범수 감독의 <솔로 36분>, 희극지왕 부문에 정승구 감독의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절대악몽 부문에 이진우 감독의 <모통이의 남자>, 4만번의 구타 부문에 박미희 감독의 <불온한 젊은 피>가 수상했다.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 상영작에 선정된 영화배우 유지태 연출 단편영화 <나도 모르게>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는 비정성시 부문에 박진표·김태용 감독,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김용화·조창호 감독, 희극지왕 부문에 김현석·김태식 감독, 절대악몽 부문에 전계수·김한민 감독, 4만번의 구타 부문에 최동훈·나홍진 감독이 임명되었으며. 명예 심사위원으로 김혜나, 하지원, 오광록, 차수연, 김주혁이 선정되었다.

제7회 영화제 개막작은 <Moving Self-Portrait 2008>과 <딸들 The Girls> 외에 희극지왕 부문에 출품했다가 본선에서 탈락한 11살 이민규 군의 코믹 단편 <우리집 홈쇼핑>이 깜짝 개막작으로 상영됐다. 대표 집행위원 류승완 감독은 개막식에서 “11살의 영화감독도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출품한다”며, “우리가 왜 영화를 만들려고 했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 초청작으로 꾸민 비경쟁 부문에서는 ‘북미에서 날아온 특급우편’ 섹션에서 북미 단편 15편이 상영되었고, ‘브라질 판타스포아의 열기’ 섹션에서는 브라질 판타스틱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영화 8편을 선보였다. 프로그래머 스펙트럼 부문은 ‘일상의 황당한 저주’ 섹션에서 일상에서 겪는 황당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7편, ‘개판이다’ 섹션에서는 개를 주제로 한 영화 7편이 상영되었다.

상영 프로그램 외에도 영화제 기간에 관객과의 대화, 심야 상영, 깜짝 상영, 감독의 밤, 명예의 좌석, MSFF TALK 등 다채로운 특별행사가 진행되었다.

상영수입 분배제도를 도입하다

2009년, 12명의 배우가 참여한 ‘굿 다운로더’ 캠페인은 한국영화 소프트웨어 시장의 공공의 적인 불법 다운로드 시장을 많은 부분 공론화시켰다. 이에 DVD, VHS 시장의 붕괴와 한류 시장의 축소 등으로 부가 판권 시장이 극도로 좁아진 영화계는 다운로드 시장과 IPTV 등의 등장으로 숨통이 트이게 되었다. 이러한 분위기와 함께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는 극장 상영에 이어 IPTV는 물론 모바일까지 상영 플랫폼을 확대해 단편영화 감독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단편영화는 상업영화가 아닌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데, 그것은 정신의 순수함을 지칭하는 것이지 창작의 대가, 노동의 대가, 상영의 대가를 포기하라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실제로 단편영화계는 부담스러운 비용의 압박 하에서 자본의 회수 마저 막막한 것이 현실이다. 어쩌면 단편영화계는 창작을 위해 가장 절실하게 자본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편영화의 배급시장이 넓지 않은 상황에서 제작비의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 미쟝센 단편영화제가 파격적으로 상금 총액 3000만 원을 내걸며 그 첫 발을 내딛었던 것은 상금을 통한 제작비 환수가 가능하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상금은 일시적일 처방전의 가치만 지닐 뿐, 단편영화의 배급 시스템을 구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이에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2009년부터 KT 올레 플랫폼(IPTV 및 모바일 등)과 제휴하고,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SK Btv와 제휴하고, 2020년에는 NAVER TV와 제휴하여 온라인 상영 플랫폼을 확대하고자 노력했다. 이와 함께 경쟁 부문 상영작은 개막일부터 한 달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동시 상영되었다. 온라인 플랫폼 수익과 극장 수익 전액을 경쟁 부문 상영 감독들에게 돌아가도록 하고, 관객들에게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단편영화의 대중화에도 기여하게 되었다. 단편영화 역시 극장상영 등을 통해 발생된 수입이 만든 사람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것이 창작 활성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점을 미쟝센 단편영화제가 앞장서서 실천하고 있다.

 

제8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메마른 사막에 뿌리 내린 씨앗

제8회 영화제부터 온라인 상영까지 플랫폼을 확대한 가운데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오프라인에서도 상업영화 못지않은 흥행을 기록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영화 예매율에서 상업영화와 함께 경쟁해 상영작 예매 순위 3위에 올라 다시 한 번 그 위상을 확인시켜주었다. 블록버스터까지 제친 그 기록은 그동안 미쟝센 단편영화제의 노력으로 단편영화도 재미있다는 인식을 확산시켰다는 의미이며, 기존 상업영화에서 맛볼 수 없는 새로운 재미를 제시한 결과였다.

단편영화의 대중화는 공모작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되었다. 이전까지 주로 영화를 전공하는 학생이나 영화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이 출품했다면, 제8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는 고등학생, 일반 직장인 등 다양한 직종과 연령대의 참여율이 돋보였다. 또한 외국인 거주자 및 유학생들도 꾸준히 작품을 출품했다. 내용 면에서는 경기침체로 인해 어두운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비정성시 부문에 작품이 몰렸고, 실업, 가정경제, 자살 등의 사회문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제8회 영화제에서는 봉준호 감독이 대표 집행위원을 맡았다. 출품작은 역대 국내 단편영화제 사상 최다 편수인 총 789편이었다. 특히 제1회 이후 매회 궁금증을 모았던 대상 수상작이 제8회 영화제 절대악몽 부문에서 탄생했다. 조성희 감독의 <남매의 집>은 탁월한 연출력을 인정받으며 7년 만에 대상을 수상했다. 부문별 최우수작품상은 비정성시 부문에 남궁선 감독의 <최악의 친구들>,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임오정 감독의 <거짓말>, 희극지왕 부문에 박상현 감독의 <Stand Up>, 4만번의 구타 부문에 신재영·김동후 감독의 <정서적 싸움 3_감성적 싸움 전초전>이 각각 수상했다. 경쟁 부문 심사는 비정성시 부문에 박찬욱·이경미 감독,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김대승·김한민 감독, 희극지왕 부문에 송해성·황병국 감독, 절대악몽 부문에 이철하·나홍진 감독, 4만번의 구타 부문에 류승완·윤종빈 감독이 맡았고, 원빈, 신민아, 정재영, 김혜나, 정두홍이 명예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특히 제7회 심사를 맡은 김한민, 나홍진 감독과 함께 제3회 영화제에서 비정성시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이경미 감독과 희극지왕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윤종빈 감독이 제8회 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에 나란히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2009년 6월 24일부터 30일까지 CGV용산에서 개최된 제8회 영화제 개막작은 경쟁 부문 상영감독들의 <Moving Self-Portrait 2009>와 ‘0h! My Job!!’ 섹션 중 <풀 고용 Full Employment>이 상영되었다. 이외에도 비경쟁 부문에 특별전 ‘Special Thanks to 박광정’ 섹션의 3편과 구혜선과 방은진, 양익준, 유지태 등 배우들이 연출한 단편영화 ‘Directing or Acting’ 섹션도 국내 초청작으로 마련되었다. 해외 초청작으로 죽음을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 ‘죽음의 낮과 밤’ 9편이 상영되었고, 프로그래머 스펙트럼1 ‘Oh! My Job!!’ 섹션 7편과 프로그래머 스펙트럼2 ‘Private[私:사적인] – Up Close & Personal’ 섹션 17편이 상영되었다. 이외에도 야외 상영작 ‘Welcome to Ani World: 한여름밤의 웃음’ 섹션 8편과 ‘Welcome To My Home’ 섹션 5편 등 다양한 영화가 상영되었다.

한국영화의 역사에 다리를 놓다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2009년 제8회 영화제에서부터 특별 심사위원 제도를 마련했다. 한국영화의 역사를 짊어지고 이끌어왔던 선배 영화감독들이 자신을 대표하는 장르를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직접 심사하고 시상하게 함으로써, 한국영화 역사의 가장 먼 시간과 다가올 시간 사이의 다리를 놓으려는 의도였다. 2009년 제8회 영화제에 이두용 감독이 ‘4만번의 구타’ 부문 심사를 시작으로, 2010년 제9회 영화제는 김수용 감독이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을 2011년 제10회 영화제에서는 임권택 감독과 정일성 촬영감독이 각각 ‘임권택 감독 특별상’과 ‘정일성 촬영감독 특별상(미쟝센 촬영상)’을 수여했다. 또한 제12회 영화제에서는 박찬욱 감독이 ‘박찬욱 감독 특별상’을 수여했다.

 

제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관객을 만나는 다양한 방법

2010년 한국영화계는 안정을 되찾았다. 3D, 4D 아이맥스 기술의 도입이 큰 역할을 했다. 이로 인해 차별적 수익은 오히려 2009년보다 증가했고, 스마트폰과 IPTV 서비스로 영화산업은 다양한 수익 창출을 꾀했다. 이와 함께 관객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칸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의 <시>는 각본상을,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는 주목할 만한 시선 상을 받으며 한 해에 두 편이 칸영화제에서 수상하는 기록도 세웠다.

제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좀 더 원활한 관객과의 만남과 소통을 위해 변화를 모색했다. 그동안 CGV용산에서 열리던 영화제 장소를 CGV압구정으로 옮기고, 7일간이던 영화제 기간도 하루 더 연장해 8일간 개최하였다. 이와 함께 경쟁 부문 상영작은 기존 3회에서 4회로 확대 상영해 단편영화가 관객들을 좀 더 많은 시간 동안 만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꾸었다. 상영 이후 열리던 관객과의 대화도 대폭 늘려 단편영화 감독과 관객을 이어주는 힘을 더했다.

제8회 영화제에서 제휴를 맺은 QOOK TV(IPTV)와 함께 SHOW Video(모바일)로 플랫폼을 확장시켜 상영하는 것은 계속 유지했다. 이로 인한 수익은 늘 그랬던 것처럼 경쟁 부문 상영 감독들에게 전액 배분해 단편영화의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자 했다.

이러한 여건 속에 최동훈 감독이 대표 집행위원을 맡은 제9회 영화제는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제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총 702편이 응모했는데, 출품작이 다소 감소한 이유는 저작권 관련 출품 규정을 강화하고, 2007년부터 한국영화계 위기로 회자되던 여러 요인이 단편영화 제작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되었다. 특히 저작권 관련 출품 규정은 출품작에 사용한 음악 및 영상 저작권의 공유 혹은 동의에 대한 확인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으로 강화되었다. 이는 저작권 침해로 종종 영화제 상영이 제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영화제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출품자들의 경력도 점점 다양해졌다. 중학생부터 고등학생, 일반 회사원뿐 아니라 외국인들까지 폭넓은 참여가 이어졌다. 이러한 높은 참여도는 단편영화에 대한 진입 문턱이 낮아진 것을 의미하며, 미쟝센 단편영화제가 신인감독의 등용문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단편영화제로 각인된 결과다.

응모작 702편 가운데 경쟁 부문 상영작은 61편으로, 상상력이 빛나는 영화들이 여전히 많이 포진해 있었다. 제9회 영화제 부문별 최우수작품상은 비정성시 부문에 이용승 감독의 <런던유학생 리차드>,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강진아 감독의 <백년해로외전>, 희극지왕 부문에 유대얼 감독의 <더 브라스 퀸텟>, 절대악몽 부문에 허정 감독의 <저주의 기간>, 4만번의 구타 부문에 김준성 감독의 <마지막 귀갓길>이 수상했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는 비정성시 부문에 김용화·정윤철 감독,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방은진·민규동 감독, 희극지왕 부문에 윤제균·신태라 감독, 절대악몽 부문에 봉준호·박신우 감독, 4만번의 구타 부문에 오승욱·장훈 감독이 임명되었으며, 명예 심사위원으로 신하균, 김민희, 유해진, 엄정화, 송승헌이 선정되었다.

2010년 6월 24일부터 7월 1일까지 CGV압구정에서 8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제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는 개막작으로 <Moving Self-Portrait 2010>이 상영되었다. 비경쟁 부문에서는 국내 초청으로 ‘단편영화를 사랑한 배우들’ 섹션에서 7편, 야외 상영으로 ‘해피엔딩 애니메이션’ 섹션에서 7편, ‘도시를 유랑하다’ 섹션에서 4편이 상영되었다. 특히 ‘단편영화를 사랑한 배우들’에서 단편영화에 출연한 정인기, 박명신, 기주봉 등 중견 배우와 이청아, 최재환, 박혁권, 박희진, 고아성, 류현경, 오태경, 곽지민, 김혜진 등 젊은 배우가 참여한 작품이 상영됐다. 배우들은 단편영화를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발하고, 관객들은 단편영화라는 특별한 매체에서 친숙한 배우를 만나는 색다른 자리가 되었다.

 

제10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성대하고 풍요로운 10주년 축제

미쟝센 단편영화제 10주년을 맞이하여 2011년 6월 24일부터 6월 30일까지 CGV용산에서 7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제10회 영화제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성대하게 기획되었다. 류승완 감독이 대표 집행위원을 맡았으며, 경쟁 부문 62편과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152편 등 총 214편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작품이 상영되었다. 수많은 GV를 비롯하여 다양한 부대 행사들이 마련되었고, 영화제 10주년을 기념하여 『미쟝센 단편영화제 10주년 기념집: shorts story』가 발간되어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제10회 영화제는 기념의 취지에 맞게 역대 최대인 813편이 출품되었고, 그중 62편이 본선 경쟁 부문에 선정되었다. 부문별 최우수작품상은 비정성시 부문에 김태용 감독의 <복무태만>,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양현아 감독의 <약속>, 희극지왕 부문에 김한결 감독의 <술술>, 절대악몽 부문에 이정진 감독의 <고스트>, 4만번의 구타 부문에 이창희 감독의 <소굴>이 수상했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는 비정성시 부문에 김용화·정윤철 감독,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방은진·민규동 감독, 희극지왕 부문에 윤제균·신태라 감독, 절대악몽 부문에 봉준호·박신우 감독, 4만번의 구타 부문에 오승욱·장훈 감독이 임명되었으며, 명예 심사위원으로는 신하균, 김민희, 유해진, 엄정화, 송승헌이 선정되었다. 특히 10주년을 맞이하여 임권택 감독과 정일성 촬영감독이 특별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었으며, 두 심사위원은 각각 ‘임권택 감독 특별상’과 ‘정일성 촬영감독 특별상(미쟝센 촬영상)’을 선정함으로써 영화제에 깊이를 더했다.

개막작으로는 <Moving Self-Portrait 2011>와 10주년 특별작품 < MSFF Begins>가 상영되었다. <MSFF Begins>는 이상근 감독이 미쟝센 단편영화제의 시작과 역사, 기발한 에피소드 등을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담은 작품이다. 10주년을 맞이하여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채워진 비경쟁 부문에서는 국내초청과 해외초청부문으로 나뉘어 구성되었다. 국내초청으로는 2002~2010년까지 영화제에서 상영된 우수한 작품들을 다시 볼 수 있는 뜻 깊은 기회가 마련되었다. 부문별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45편의 작품이 각각 장르별로 ‘10년간의 시선’, ‘10년간 사랑해’, ‘10년간 하하호호’, ‘심야의 절대구타’라는 이름으로 상영되었고, 영화제를 통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인 17편의 작품을 모은 ‘MSFF2002~2010’과 ‘전년도 수상작’ 6편이 더해졌다.

뿐만 아니라 ‘김종관 낙원을 기다린다(4편)’, ‘윤혜렴을 위하여(5편)’, ‘이상근을 원하세요?(5편)’, ‘배우 정인기, 결정적 순간(들)(4편)’, ‘각양각색 배우열전(10편)’이라는 섹션으로 다양한 감독 특별전과 배우 특별전이 준비되었다. 헤어와 관련된 주제를 다루는 초단편영화들을 모은 ‘Hair in CUT 2nd(29편)’과 동시대 서울의 풍경을 포착한 ‘서울:만남의 풍경(들)(4편)’이 상영되었으며, 또한 야외상영 프로그램으로 ‘잔디밭에서 보는 단편영화(4편)’, ‘한 여름밤 꿈 이야기(7편)’이 마련되었다.
10주년 특집으로 마련된 해외초청작으로는 ‘World Shorts Festival’이라는 제목으로 12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명예 집행위원장인 이현승 감독을 비롯하여 집행위원 박찬욱, 박진표, 봉준호 감독, 그리고 미쟝센 프로그램 위원과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직접 추천한 다국적의 영화들로 구성되어 많은 관심을 모았다.

제10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폐막식에서는 새로운 10년을 이끌어 갈 2기 집행위원을 발표하였다. 앞으로 한국영화계를 이끌어 갈 강형철, 권혁재, 나홍진, 민규동, 박정범, 윤종빈, 이경미, 이용주, 장철수, 장훈 감독 등 10인으로 구성되었고, 이후 강진아, 노덕, 엄태화, 조성희, 허정 감독이 합류하였는데, 특히 미쟝센 단편영화제 상영 및 수상 감독들이 포함되어 있어 의미가 더 깊다.

 

제11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새로운 10년을 향해 도약하다

10주년 축제를 성황리에 치른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2기 집행위원단과 함께 새로운 10년을 맞이하게 된다. 제11회 영화제에서는 신임 집행위원 중 이용주 감독이 대표 집행위원을 맡았다.

제11회 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총 926편의 작품이 출품되어 다시 한 번 최다 출품작수를 갱신했고, 본선작으로는 60편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특이할 만한 점으로, 제8회 이후 매회 궁금증을 모았던 대상 수상작이 제11회 영화제 절대악몽 부문에서 탄생했다. 엄태화 감독의 <숲>은 탁월한 연출력으로 심사위원단에게 만장일치의 지지를 받으며 3년 만에 대상을 수상했다. 부문별 최우수작품상은 비정성시 부문에 김석영 감독의 <마취>,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오태헌 감독의 <꽃은 시드는 게 아니라…>, 희극지왕 부문에 한승훈 감독의 <이기는 기분>, 4만번의 구타 부문에 김도경 감독의 <나의 싸움>에게 돌아갔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는 비정성시 부문에 윤종빈·박정범 감독,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민규동·장철수 감독, 희극지왕 부문에 전계수·우선호 감독, 절대악몽 부문에 이경미·권혁재 감독, 4만번의 구타 부문에 장훈·이용주 감독, 명예 심사위원으로는 김아중, 배종옥, 강소라, 신하균, 이제훈이 위촉되었다.

2012년 6월 28일부터 7월 4일까지 CGV용산에서 7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제11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는 개막작으로 <Moving Self-Portrait 2012>이 상영되었다. 비경쟁 부문 국내 초청 프로그램으로는 당시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었던 배우인 ‘배우 한예리 특별전’에서 4편의 영화와 GV를 마련하였으며, 일상에 지쳐 방황하는 청춘들의 여행을 포착한 영화들 6편을 모은 ‘여행에 관한 짧은 필름’ 섹션이 기획되었다. 또한 ‘전년도 수상작’ 14편이 준비되었으며, 야외상영으로 ‘서울, 도시를 생각하다’ 섹션에서 5편, ‘한 여름밤의 꿈’ 섹션에서 6편이 상영되었다.

 

제12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새로운 공간과 함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다

제12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는 제8회 영화제 대상을 수상했으며 제11회 영화제부터 2기 집행위원으로 합류한 조성희 감독이 대표 집행위원으로 선임되었다.

제12회 영화제는 멀티플랙스 극장에서 영화제를 진행하던 오랜 경향에서 벗어나 아트나인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맞이하게 된다. 멀티플랙스 극장은 상영관 좌석수가 많고 친숙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극장 동선과 휴게공간이 광활하여 관객들이 우연히 마주치기 어렵고 커뮤니케이션을 나누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도 분명하다. 아트나인에는 안락한 로비 공간과 자유로운 야외 공간이 구비되어 있어서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자연스럽게 삼삼오오 모여 커뮤니케이션을 나누기에 적합했으며, 야외 공간을 활용하여 감독의 밤 행사와 다양한 토크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다만 각 상영관의 좌석수가 줄어든 점을 보완하고자 경쟁작 상영 회차를 역대 최대인 5회까지 늘렸고, 이를 위해 영화제를 8일간 개최하게 되었다.

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총 856편의 작품이 출품되었고, 본선작으로는 64편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부문별 최우수작품상은 비정성시 부문에 김한라 감독의 <집으로 오는 길>,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이형석 감독의 <소년과 양>, 희극지왕 부문에 윤재상 감독의 <정모날>, 절대악몽 부문에 신현탁 감독의 <그레코로만>, 4만번의 구타 부문에 김수진 감독의 <선>이 수상했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는 비정성시 부문에 장훈·윤성현 감독,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민규동·박정범 감독, 희극지왕 부문에 봉준호·이용주 감독, 절대악몽 부문에 이경미·조성희 감독, 4만번의 구타 부문에 권혁재·장철수 감독이 임명되었고, 명예 심사위원으로는 신민아, 유아인, 한효주, 장영남, 손현주가 선정되었다.

2013년 6월 27일부터 7월 4일까지 아트나인에서 8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제12회 영화제에서는 개막작으로 <Moving Self-Portrait 2013>이 상영되었다. 비경쟁 부문 국내 초청 프로그램으로는 명예 집행위원 박찬욱 감독의 초기 단편부터 파킹찬스(박찬욱·박찬경 감독의 공동작업)의 단편까지 5편을 모아 상영하는 ‘박찬욱 단편 특별전’을 기획했고, 박찬욱 감독의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향후 5년 연속 진행될 명예 집행위원의 단편 특별전은 집행위원 감독과 젊은 영화인들 사이의 가교를 마련하고자 하는 중요한 기획이었다. 또한 영화제 직전에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가 2013 칸영화제 단편경쟁 부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을 기념하여, 그간 칸, 베니스, 베를린에서 수상한 단편 작품 세 편을 모아 ‘세계 3대 영화제 수상작’이라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그리고 예년과 마찬가지로 ‘전년도 수상작’ 9편을 상영하기도 했다.

 

제1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상영 환경과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

제13회 영화제는 대표 집행위원으로 윤종빈 감독이 선임되었다. 지난해에 이어 아트나인을 상영공간으로 정했으며, 부족한 상영관 좌석수를 보충하고자 같은 건물에 위치하고 있는 메가박스 상영관을 추가로 섭외하여,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유지하면서 상영 조건도 개선할 수 있었다.

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총 852편의 작품이 출품되었고, 본선작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57편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부문별 최우수작품상은 비정성시 부문에 이정호 감독의 <일등급이다>,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손태겸 감독의 <여름방학>, 희극지왕 부문에 구교환 감독의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 절대악몽 부문에 장재현 감독의 <12번째 보조사제>, 4만번의 구타 부문에 송우진 감독의 <아귀>가 수상했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는 비정성시 부문에 박정범·윤종빈 감독,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민용근·강진아 감독, 희극지왕 부문에 김용화·이경미 감독, 절대악몽 부문에 엄태화·허정 감독, 4만번의 구타 부문에 권혁재·노덕 감독이 임명되었고, 명예 심사위원으로는 강동원, 한지민, 김성령, 조진웅, 이준이 선정되었다.

2014년 6월 26일부터 7월 2일까지 아트나인과 메가박스 이수에서 7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제1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는 개막작으로 <Moving Self-Portrait 2014>이 상영되었다. 비경쟁 부문 국내 초청 프로그램으로는 제12회 영화제에 이어 다시 한 번 명예 집행위원의 단편 특별전과 마스터클래스가 성사되었는데, 이번에는 김지운 감독의 단편 6편을 모은 ‘김지운 단편 특별전’이 기획되었다. 그리고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청춘의 고뇌를 그린 영화 9편을 모은 ‘내 일과 내일 사이’가 초청 프로그램으로 마련되었으며, ‘전년도 수상작’ 13편도 빠짐없이 상영되었다.

 

제1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단편영화인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함께

2015년에는 미쟝센 단편영화제의 명예 집행위원과 집행위원인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과 최동훈 감독의 <암살>이 동시에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다. 다른 한 편으로는 한국영화계의 양면적인 실태도 부각되었다. 영화진흥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영화 현장의 스태프들에게 표준계약서가 도입된 이래 계약서를 쓰지 않고 영화에 참여한 스태프들의 비중이 급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태프들의 평균소득은 연간 1000만원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70%를 넘는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러한 스태프들의 상당수가 단편영화 감독이나 스태프 출신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미쟝센 단편영화제와 무관한 상황이라고만은 볼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한 깊은 고민과 함께 진행된 제1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의 대표 집행위원으로는 민규동 감독이 선임되었다. 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총 870편의 작품이 출품되었고, 본선작으로는 57편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부문별 최우수작품상은 비정성시 부문에 손민영 감독의 <좁은 길>,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이정민 감독의 <님의 침묵>, 희극지왕 부문에 안주영 감독의 <옆구르기>, 절대악몽 부문에 김효정 감독의 <엠보이>, 4만번의 구타 부문에 김성환 감독의 <야누스>가 수상했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는 비정성시 부문에 이용주·부지영 감독,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민규동·양우석 감독, 희극지왕 부문에 박정범·이수진 감독, 절대악몽 부문에 강진아·엄태화 감독, 4만번의 구타 부문에 강형철·이병헌 감독이 임명되었고, 명예 심사위원으로는 심은경, 임수정, 김꽃비, 유지태, 변요한이 위촉되었다.

2015년 6월 25일부터 7월 1일까지 아트나인과 메가박스 이수에서 7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제1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는 개막작으로 <Moving Self-Portrait 2015>이 상영되었다. 국내 초청 프로그램으로는 명예 집행위원 류승완 감독의 단편 5편을 모은 ‘류승완 단편 특별전’과 마스터클래스가 마련되었다. 뿐만 아니라 집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을 다룬 9편의 영화를 모은 ‘가(家)가-호호!’, 블랙코미디 성향의 애니메이션 7편을 모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그리고 배우 문소리가 연출한 단편 두 편이 ‘Direct-actress(문소리 단편 특별상영)’으로 기획되었다. ‘전년도 수상작’ 13편은 물론이고, 3년 만에 부활한 야외상영으로 5편의 영화가 상영되어 국내 초청 프로그램을 한결 풍성하게 만들었다.

 

제15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다채로운 15주년 기획으로 풍요로움을 더하다

제15회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대상 출신인 조성희 감독과 엄태화 감독이 공동으로 대표 집행위원을 맡았다. 영화제 경쟁 부문은 15주년을 맞이하여 특별한 변화를 맞이한다. 장르를 벗어나는 미학적 실험과 발칙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을 우선적으로 선정하기 위해 ‘식스 센스’라는 여섯 번째 장르 섹션을 신설한 것이다. 새로운 장르에 대한 유일무이한 실험이었다. 이 효과인지 제15회 영화제에서는 역대 최다인 1037편의 작품이 출품되었고, 본선작으로는 63편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영화제 부문별 최우수작품상은 비정성시 부문에 이지원 감독의 <여름밤>,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오성호 감독의 <연애경험>, 희극지왕 부문에 한지수 감독의 <그건 알아주셔야 됩니다>, 절대악몽 부문에 김강민 감독의 <사슴꽃>, 4만번의 구타 부문에 이충현 감독의 <몸값>, 특별히 신설된 식스 센스 부문에 김인근 감독의 <내앞>이 수상했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는 비정성시 부문에 최동훈·이용승 감독,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조성희·백종열 감독, 희극지왕 부문에 노덕·이병헌 감독, 절대악몽 부문에 민규동·권혁재 감독, 4만번의 구타 부문에 강형철·엄태화 감독, 식스 센스 부문에 김지운·이경미 감독이 임명되었고, 명예 심사위원으로는 오달수, 정려원, 안재홍, 김성균, 신민아, 정은채가 선정되었다.

2016년 6월 23일부터 6월 30일까지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에서 8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제15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는 개막작으로 15주년 특별 영상이 준비되었는데, 민환기 감독의 <마이 스윗 레코드>와 윤종빈 감독의 <미쟝센의 매듭>이 그것이다. <마이 스윗 레코드>는 미쟝센 15주년 기념 영상 제작을 맡은 ‘동구’와 ‘세정’이 더 이상 영화를 만들지 않는 감독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든다는 내용이고, <미쟝센의 매듭>은 15회 이후 사라진 미쟝센 단편영화제의 부활을 위해 미래에서 여전사 ‘민아’가 돌아와 부활의 열쇠인 매듭을 찾기 위해 비밀의 장소로 달려간다는 내용을 담았는데, 신민아 배우가 출연하여 화제를 모았다. 이와 함께, 예년과 마찬가지로 <Moving Self-Portrait 2016>이 상영되어 개막식 자리를 더욱 풍성하게 빛냈다.

국내 초청 프로그램인 ‘김태용 단편 특별전’에서는 명예 집행위원 김태용 감독의 단편 12편을 모아 상영하였으며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뜻 깊은 자리를 가졌다. 그리고 여성감독의 작품 13편을 모은 ‘여성감독특별전’이 마련되었는데, 이는 아모레퍼시픽의 기업 이미지와 정책에 잘 들어맞는 기획으로서 이후에도 몇 차례 반복되어 의미를 더하게 된다. 또한 영화제 이름에 걸맞게 미쟝센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 8편을 모은 ‘미쟝센의 미쟝센’ 섹션이 준비되었고, 예년과 마찬가지로 ‘전년도 수상작’ 14편이 상영되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15주년을 맞이하여 특별히 대외적인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는데, 명예 집행위원과 집행위원 11인의 심층 인터뷰와 수상감독 11인의 짧은 인터뷰를 통해 동시대 한국 단편영화계에 대해 조망한 책자인 『짧은 영화, 긴 이야기』를 출간한 것이다. 영화제 이름을 걸고 서점 판매용 책자를 출판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다. 이 책은 추후 20주년을 맞이하여 발간하게 될 단편영화 비평집과 연속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제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집행위원회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시작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제16회부터 대표 집행위원 체제가 아니라 집행위원장과 부집행위원장을 선임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이 체제 첫 집행위원장은 최동훈 감독이, 부집행위원장은 엄태와, 허정 감독이 맡았다.

16회 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총 1163편의 작품이 출품되어 역대 최다 출품작수를 다시 한 번 갱신하였다. 15회에 신설되었던 ‘식스 센스’ 장르에 대한 응모를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많은 숫자라는 점에서, 단편영화 제작의 활성화를 체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본선작으로 70편의 작품을 선정하여 출품작수에 걸맞는 규모의 확장을 시도했다.

특히 제11회 이후 5년 만에, 역대 네 번째 대상 수상작이 탄생했다.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서 상영된 김현정 감독의 <나만 없는 집>은 탁월한 연출력과 정서적 힘을 인정받으며 대상을 수상했다. 부문별 최우수작품상은 비정성시 부문에 한가람 감독의 <장례난민>, 희극지왕 부문에 이대영 감독의 <감독님 연출하지 마세요>, 절대악몽 부문에 이승환 감독의 <잠몰>, 4만번의 구타 부문에 유수민 감독의 <악당출현>이 수상했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는 비정성시 부문에 윤제균·이석훈 감독,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강진아·김태용 감독, 희극지왕 부문에 우문기·이계벽 감독, 절대악몽 부문에 장재현·조성희 감독, 4만번의 구타 부문에 김성수·한준희 감독이 임명되었고, 명예 심사위원으로는 염정아, 소지섭, 이민지, 김상범, 김옥빈이 선정되었다. 이중 김상범 편집감독은 비(非)배우로서는 처음으로 명예 심사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 6월 29일부터 7월 5일까지 7일간,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에서 2년 연속 개최된 제16회 영화제에서는 개막작으로 <Moving Self-Portrait 2017>이 상영되었다. 비경쟁 부문 국내 초청 프로그램으로는 ‘허진호 단편 특별전’이 준비되었다. 명예 집행위원 허진호 감독의 단편 6편을 모아 상영하고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했다. 제12회 영화제부터 5년 연속 이뤄진 명예 집행위원의 단편 특별전은 많은 화제를 모았으며 젊은 영화인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고 평가된다. 또한 국내 다큐멘터리 작품 4편을 모아 상영한 ‘(나), 카메라, 세계’라는 프로그램도 상영되었으며, 역시 ‘전년도 수상작’ 8편이 상영되었다.

 

제17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새로운 집을 얻다

제17회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CGV용산아이파크몰과 아모레퍼시픽 신본사에서 2018년 6월 28일부터 7월 4일까지 7일간 열렸다. 이 해부터 영화제는 든든한 집과 같은 공간을 얻게 된다. 서울 용산구에 ‘아모레퍼시픽 신본사’가 건립되었는데, 건물 내부에 영화를 상영하고 개폐막식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이다. 이와 더불어 공간의 인접성과 시너지 효과를 위해 오랜만에 CGV용산아이파크몰에 돌아간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집행위원장 최동훈 감독과 부집행위원장 엄태화, 허정 감독 체제는 2년 연속 유지되었다. 제17회 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총 1189편의 작품이 출품되어 역대 최다 출품수를 기록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58편의 본선작이 선정되었다. 부문별 최우수작품상은 비정성시 부문에 김도영 감독의 <자유연기>,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방성준 감독의 <그 언덕을 지나는 시간>, 희극지왕 부문에 이승주 감독의 <시체들의 아침>, 절대악몽 부문에 장만민 감독의 <히스테리아>, 4만번의 구타 부문에 곽기봉 감독의 <친구>가 수상했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는 비정성시 부문에 양영희·양익준 감독,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이장훈·홍지영 감독, 희극지왕 부문에 이언희·장준환 감독, 절대악몽 부문에 노덕·이경미 감독, 4만번의 구타 부문에 김주환·장훈 감독이 임명되었고, 명예 심사위원으로는 김의성, 천우희, 하정우, 배두나, 류성희 미술감독이 선정되었다. 이중 류성희 미술감독은 비(非)배우로서는 두 번째로 명예 심사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개막작으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경쟁 부문 상영감독들의 <Moving Self-Portrait 2018>가 상영되었다. 국내 초청 프로그램으로는 ‘시그니처; 하나의 이야기, 다른 영화’라는 제목으로 상반된 매력을 보여주는 두 편의 영화를 묶어 상영했고, ‘미래에 대한 단상들’에서는 미래에 대한 전망을 담은 4편의 영화가 준비되었다. 그리고 ‘전년도 수상작’ 9편을 상영했다.

 

제18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이하다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이하여 개최된 제18회 영화제는 2019년 6월 27일부터 7월 3일까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CGV용산아이파크몰과 아모레퍼시픽 신본사에서 7일간 열렸다. 집행위원장으로 이경미, 장재현 감독이 선임되고, 부집행위원장으로 권혁재, 윤종빈 감독이 선임되었다. 그리고 상임집행위원 제도를 신설하여 우문기, 전고운, 한준희 감독을 첫 선임하였다.

제18회 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총 1184편이 출품되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였고, 이 중에서 60편이 본선에 올랐다. 부문별 최우수작품상은 비정성시 부문에 김용천 감독의 <안녕, 부시맨>,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김지희 감독의 <주근깨>, 희극지왕 부문에 BEFF 감독의 <유월>, 절대악몽 부문에 나영길 감독의 <양>, 4만번의 구타 부문에 한지수 감독의 <캠핑>이 수상했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는 비정성시 부문에 박정범·윤가은 감독,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이윤정·전고운 감독, 희극지왕 부문에 민규동·우문기 감독, 절대악몽 부문에 엄태화·한준희 감독, 4만번의 구타 부문에 김병우·이해영 감독이 임명되었고, 명예 심사위원으로는 고아성, 이시영, 문소리, 류덕환, 주지훈이 위촉되었다.

제18회 영화제는 매우 특별한 개막작을 준비하여 눈길을 모았다. 한국영화사의 기념비적 인물들인 김기영 감독의 단편 <나는 트럭이다>(1953)와 하길종 감독의 단편 <병사의 제전>(1969)을 모아 상영한 것이다.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이하여 영화계 각계각층에서 벌어진 특별한 행사들과 궤를 같이 하는 기획으로서, 동시대 영화감독들이 한국영화의 소중한 유산을 접하고 많은 자양분을 얻을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평가된다.

더불어 국내 초청으로 낯선 존재들의 방문이 인간의 추악한 내면을 어떻게 드러내는지를 다룬 네 편의 작품을 모은 ‘낯선 것의 방문’ 프로그램과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활약했던 여성감독들의 작품 다섯 편을 모아 상영한 ‘MSFF 여성감독 특별展’이 준비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제15회 영화제 프로그램과 연속성을 갖는다. 그리고 ‘전년도 수상작’ 10편이 상영되었다.

 

제1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온라인 상영이라는 새로운 창구를 찾다

2020년 우리의 일상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인한 전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에 휩쓸린다. 많은 사람이 생명의 위협, 질병의 고통, 경제적 위기, 일상의 사라짐으로 인해 깊은 우울감에 잠기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영화계 또한 그간 유례없는 규모의 영화 제작 및 극장 상영 중단을 맞이하여, 앞으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기나긴 암중모색에 접어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비췄다면, 그것은 아마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2019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석권한 사건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한국영화 100주년을 축하하기라도 하듯, 한국영화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린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이는 2021년 윤여정 배우가 <미나리>를 통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로 이어진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2020년 6월 25일부터 7월 1일까지 7일간 개최된 제1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팬데믹 시국에 맞춰 새로운 출구를 모색하게 된다. 사회적 분위기와 관객들의 안전을 고려했을 때 극장에서 영화제를 치루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모든 영화제를 온라인 상영으로 치르기로 결정한 것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OTT 플랫폼 중 하나인 ‘NAVER TV SERIES on’과 제휴를 맺고, ‘미쟝센 단편영화제 MSFF’ 채널을 신설하여 경쟁 부문 57편의 작품을 영화제 기간 동안 공개하였다. 상영작들에 대해 총 1만9천854건이 결제되어 단편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제19회 영화제는 집행위원장으로 이경미, 장재현 감독, 부집행위원장으로 이상근, 전고운 감독이 선임되었고, 상임집행위원은 우문기, 이수진, 한준희 감독이 맡게 되었다. 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총 1197편의 작품이 출품되어 최다 출품작수를 기록했다. 매우 치열한 경쟁을 거쳐 본선작으로 57편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부문별 최우수작품상은 비정성시 부문에 이나연·조민재 감독의 <실>,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김소형 감독의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거야>, 희극지왕 부문에 변성빈 감독의 <신의 딸은 춤을 춘다>, 절대악몽 부문에 김정민 감독의 <긴 밤>, 4만번의 구타 부문에 박우건 감독의 <서스피션>이 수상했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는 비정성시 부문에 김보라·윤가은 감독,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이옥섭·임대형 감독, 희극지왕 부문에 변성현·이상근 감독, 절대악몽 부문에 김종관·이권 감독, 4만번의 구타 부문에 권오광·원신연 감독이 임명되었고, 명예 심사위원으로는 이지은, 오정세, 임윤아, 이정은, 이제훈 배우가 위촉되었다.

개막작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경쟁부문 감독들의 <Moving Self-Portrait 2020>이 준비되었으며, 온라인 상영이라는 특별한 상황에 맞춰 비경쟁 부문 프로그램은 진행하지 않았다.

 

20주년을 맞이하며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장르로 단편영화를 세분화한 새로운 콘셉트의 영화제다. 장르에 바탕을 두되 장르를 넘나드는 새로운 감수성과 발칙한 상상력이 그려지는 작품을 발굴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러한 미쟝센 단편영화제 20년의 중심에는 영화제를 꾸미는 현역 감독들과 장르적 상상력으로 무장한 단편영화 감독들이 있었다. 현역 감독들은 자신의 작품을 준비하거나 개봉하는 시기에도 기꺼이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동참했다. 이런 일이 20년 동안 계속되면서 고유한 개성이 넘치는 영화제로 성장할 수 있었다. 단편영화 감독들은 실패와 도전을 반복하며 끊임없이 창작물을 출품했다. 영화제에서 수상한 감독들은 몇 년 후 상업영화로 데뷔하고 연어처럼 다시 영화제로 돌아와 심사위원 및 집행위원 자리에 기꺼이 앉았다. 젊은 감독은 이러한 영화제에 깊은 신뢰를 갖고 작품을 출품하고, 현역 감독은 이들을 지지하며 함께 멋진 무대를 꾸며나갔다. 그리고 이러한 영화제의 무대 앞에는 색다른 영화를 즐기려는 관객들이 언제나 함께 했다. 이 무대 뒤편에서는 아모레퍼시픽 미쟝센 브랜드의 문화적 마인드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이제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새로운 10년 혹은 20년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제20회 영화제는 경쟁 부문 공모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년간 미쟝센 단편영화제와 단편영화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회고하고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한 초청 프로그램만을 상영하기로 결정했다. 지금 영화계는 큰 변혁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20년 간 디지털 기술이 영화 제작현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면, 지금은 디지털 기술로 인해 영화 관람의 창구가 크게 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전통적인 관람 형식이 약화되고, 그 대신 온라인 OTT 플랫폼이 그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기 위해 영화제의 근본적 정체성에 대해, 단편영화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이러한 고민과 함께 20주년을 맞이한다. 앞으로 영화제의 방향성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